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 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선출됩니다. 지난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총 253명의 국회의원과 47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하며 66.2%의 투표율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그만큼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자를 직접 뽑겠다는 국민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이번 총선의 큰 변화는 만 18세로 선거권 연령이 하향된 것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더 많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노력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헌정 사상 최연소로 27세 류호정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선되기도 하였고,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당선인도 국회로 입성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회의원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정장을 입고 머리가 희끗한 50대의 남성이 떠오릅니다. 그럼 실제 선출된 국회의원은 국민의 평균과 얼마나 닮아 있을까요? 이번 총선에서 선거할 권리를 가진 선거인의 구성과 국회의원의 구성을 비교하여 그 차이를 살펴보았습니다.
01 21대 국회의 성비
전체 선거인 중 남성의 비율은 49.56%, 여성의 비율은 50.44%입니다. 서울특별시는 여성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51.71%, 울산광역시는 여성의 비율이 가장 낮은 48.75%입니다. 그럼 전체 지역구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총 25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중 여성은 단 29명, 전체의 11.46%입니다. 전국 평균 여성 비율과 무려 39.98% 차이입니다. 이번에도 인천, 대전, 울산,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남, 제주 등 11곳에서는 단 한 명의 여성의원도 배출되지 않았습니다. 전체 의석 49석 중 12석(24.49%)을 여성으로 채운 서울과 59석의 의석 중 11석(18.64%)을 여성으로 채운 경기조차도 해당 지역의 여성 비율과 각각 27.22%, 31.28%의 차이를 보입니다. 아래 여성 의원 비율을 세계 여성의 날의 상징인 보라색으로 지도에 나타냈습니다. 선거인과 당선인의 여성비율 차이가 적을수록 보라색을 띠는데, 차이가 크게 나타나 흰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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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 : 선거권이 있는 사람으로서 선거인명부 또는 재외선거인명부에 올라 있는 사람
여성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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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의석수 300개 중 비례대표 의석은 47석입니다. 비례대표의 여성의원 수는 총 47명 중 28명으로 59.57%입니다. 가장 많은 비례대표를 당선시킨 미래한국당은 19명 중 10명이, 그 뒤를 잇는 더불어 시민당의 경우 17명 중 10명이 여성입니다. 정의당은 5명 중 4명,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각 3명 중 2명이 여성의원이었습니다. 소수 정당일수록 여성의 비율이 높습니다.
왼쪽 아래 보라색은 전체 지역구 의원 중 여성의원 29명을 보여줍니다. 오른쪽 하단은 정당별 여성 비례대표 의원 총 28명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합친 300명 중 여성의원은 57명으로 전체의 19%입니다. 실제 여성 유권자의 비율인 50.44%와는 31.44%나 차이가 납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여성의원의 수는 17%(51명)를 차지했습니다. 지역구대표(26명)과 비례대표(25명)를 합친 결과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2% 상승하였지만,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 아쉬움이 많은 구성입니다. 2019년 기준 OECD 36개국 중 34위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21대 총선 결과를 반영해도 32위로 여전히 최하위권입니다. 35위는 헝가리, 36위는 일본입니다. 1위인 멕시코의 여성의원 비율은 48.2%, 2위인 스웨덴은 47.3%입니다. 국제적인 평균에도 한참 미달하는 상황입니다.
*정보표시 : 국가명 및 여성의원 비율, OECD 내 순위 / IPU 순위
*단원제 및 하원 기준
02 21대 국회의 연령
253명의 지역구 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55.6세입니다. 비례대표 의원 47명의 평균 연령은 51.34세이고요. 전체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은 54.95세이므로 42.7세인 통계청 추산 국민 평균 연령과 거의 10세 이상 차이나는 셈입니다. 국제의원연맹(IPU)의 통계 자료 중 주요국을 살펴 보면 스웨덴은 44.99세, 벨기에는 46.1세, 덴마크 46.7세, 스페인 47세, 스위스 48.6세, 독일 49.4세입니다. 21대 선거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만 18세로 유권자 연령이 하향된 것입니다. 국회의원의 출마 가능 최소 연령은 25세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국회의원은 각 세대별 정서를 대표할 수 있을까요? 전체 선거인 4,396만 명 중 10대는 115만(2.5%), 20대는 680만(15.5%), 30대는 699만(15.9%), 40대는 836만(19%), 50대는 865만(19.7%), 60대는 644만(14.6%), 70대 이상은 557만(12.7%)입니다. 그러나 10대, 20대 선거인은 전체 선거인의 18.1%인데, 당선인 중 10대와 20대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30대 당선인은 단 6명으로 전체 국회의원의 2.37%밖에 되지 않으나, 이에 해당하는 선거인은 전체의 15.9%입니다. 이에 비해 50대 국회의원은 전체 국회의원의 62.06%나 됩니다. 이에 해당하는 선거인은 19.7%에 불과하고요. 60대 국회의원도 23.32%를 차지합니다. 이 연령대의 선거인은 전체의 14.6%에 불과하지만요. 5-60대 의원들이 경험과 연륜으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시각으로 입법을 한다면 좋겠지만, 이러한 편중은 전 연령대를 고려한 보편적인 국민의 시각을 국회에서 풀어내는데 장애 요소가 될 것입니다.
전체 선거인 연령대별 비율과
연령대별 지역구 당선자 수
이러한 50대 편중 현상은 비례대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전체 당선인 47명 중 20대는 단 2명인데 비해 50대 이상 당선인은 30명으로 당선인의 과반을 넘습니다. 이는 전체의 63.83%입니다.
연령대별 비례대표 당선자 수
마치며
제 21대 총선의 당선자와 선거인의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선거인이 국민의 평균을 보여준다고 할 때, 국회의원은 그 평균과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물론 이런 계량적인 분석은 단편적으로 상황을 보여준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가 단순히 국민의 평균 구성을 반영한다고 해서 국회가 국민을 대변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지난 리포트에서 저희는 국회의 남녀 비율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리포트에선 그에 더하여 연령별 구성을 함께 비교하며 국회의 대표성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회는 입법 기관으로 법률과 제도를 고안하고 입안합니다. 이런 국회가 국민 전체를 아우르고 소수자와 약자를 대변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아내길 희망합니다.
작성 | 슬로워크 데이터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