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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총선 데이터에서 찾아본 여성 국회의원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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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6th, 2020 · 3 min read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최초의 국회의원 선거가 열렸습니다. 강원, 경기, 경남, 경북, 서울, 전남, 전북, 제주, 충남, 충북, 전국 10개 지역에서 최종적으로 선출된 국회의원 200명은 모두 남성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 시작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2020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과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73년의 역사를 지닌 국회의원 선거 데이터 속에서 여성의 기록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국회의원의 총수는 200명에서 300명까지 지속적으로 변화해왔습니다. 비례의원제가 시작되고,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수도 매 선거마다 변했습니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선거에 도전한 여성의 비율은 어떻게 되고,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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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포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01 역대 국회의원 선거 여성 당선자후보자들

20번의 국회의원 선거 중 가장 많은 후보자가 등록했었던 2대 선거에는 2,207명의 후보자가 등록되었습니다.

(단위: 명)2,3002,0001,8001,500900600300150100755025국회선거1대5대10대15대20대정권'48'60'61'63'72'79'80'81'88'93'98'03'08'13'172대 선거에 2,207명으로가장 많은 후보자가 등록9대, 2명모두 당선132명여성후보최다등록26명최다당선전체 후보자전체 당선자여성 후보자여성 당선자

2대 선거에 등록된 2,207명의 후보자 중 여성 후보는 8명이었으며, 2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최초의 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9명의 여성 후보자가 출마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총 스무 번 치러진 선거에서 이처럼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선거는 1대 이후 7대, 8대, 10대, 13대, 14대를 포함해 총 여섯 번이나 됩니다. 현재까지 지역구 선거를 통해 당선된 4,083명(중복 있음)의 국회의원 중 단 89명, 전체의 2.18%만이 여성입니다. 15대 선거 이전에는 1%에 못미치거나 간신히 넘겼던 당선율이 2.2%(5명)의 여성 당선율을 기록한 16대 선거를 기점으로 20대 국회에 10.28%(26명)의 여성 당선율을 기록하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후보자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2%를 기록한 1대 국회의원 선거를 제외하고 10대 선거까지 1%의 비율을 넘지 못하다가, 11대에 이르러서 1%를 넘기고 16대 선거에서 3.18%(33명)를 기록한 뒤 5% 이상의 비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초의 선거를 제외하고 2대 선거부터 12대 선거까지 여성 후보자의 수는 두자리 수를 넘지 못했습니다. 8대 선거에서는 단 한명의 여성 후보자만이 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20대 선거에 이르러서야 전체 지역구 당선자 중 10.28%를 차지하게 된 여성 국회의원, 21대 선거에서는 몇 명의 여성 국회의원을 볼 수 있게 될까요?

02 지역별 역대 여성의원 의석 수

서울 44석 / 586석경기 21석 / 594석전북 5석 / 295석경북 4석 / 466석대구 4석 / 97석광주 3석 / 54석경남 2석 / 449석충남 2석 / 299석부산 2석 / 205석전남 1석 / 410석강원 1석 / 229석충북 없음 / 183석인천 없음 / 89석제주 없음 / 53석대전 없음 / 43석울산 없음 / 29석세종 없음 / 2석
서울 44석 / 586석경기 21석 / 594석전북 5석 / 295석경북 4석 / 466석대구 4석 / 97석광주 3석 / 54석경남 2석 / 449석충남 2석 / 299석부산 2석 / 205석전남 1석 / 410석강원 1석 / 229석충북 없음 / 183석인천 없음 / 89석제주 없음 / 53석대전 없음 / 43석울산 없음 / 29석세종 없음 / 2석

전국 17개 시도 중 역대 선거에서 단 한명의 여성 국회의원도 선출되지 않은 시도는 6곳 입니다. 충북, 인천, 제주, 대전, 울산, 세종에서는 현재까지 여성 국회의원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1948년 첫 선거 이후 68년 간 강원, 전남에서는 각 1명의 여성 국회의원이 선출되었으며, 충남에서는 2명이 선출되었습니다. 역대 44명의 당선자를 낸 서울과 21명의 당선자를 낸 경기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여성 당선자를 낸 전북은 다섯명을 배출하여 서울, 경기를 제외한 시도에서는 배출된 여성 국회의원을 한 손에 꼽을 수 있습니다.

각 시도별 전체 당선자 중 여성 당선자의 비율을 보면 이러한 격차가 더 두드러집니다. 역대 전체 의석 중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2.18%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은 역대 586석 중 44석으로 7.51%, 광주는 54석 중 3석으로 5.56%, 대구는 97석 중 4석으로 4.12%, 경기는 594석 중 21석을 차지하여 3.54% 이외에 충북이 295석 중 5석으로 1.69%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도는 1%도 안되는 당선율을 보여줍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율이 더욱 늘어나기 시작한 기점인 17대 선거에서도 강원, 경남, 경북, 광주, 대전, 울산, 인천, 전남, 제주, 충남, 충북 지역은 단 한명의 여성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대 선거에서 서울은 총 49명의 당선자 중 16명, 32.65%의 여성 의원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원, 대구, 대전, 부산, 세종, 울산, 인천, 전남, 제주, 경남, 충남, 충북에서는 여성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등록된 후보자의 수를 보아도 서울, 경기를 제외한 지역에서 여성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강원, 대전, 세종, 제주, 충북은 68년 간 1명에서 7명까지 한자리 수의 여성 후보만이 등록하였습니다. 이 중 제주, 충남, 충북 지역은 20대 선거에서 단 한명의 후보자도 등록한 기록이 없습니다.

03 비례대표 여성의 비율은?

비례대표 선거제도*는 여성 국회의원을 국회로 진입시키는 발판이 됩니다.

실제로 비례대표제도를 통해서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은 17대 51.79%(29명), 18대 50%(27명), 19대 51.85%(28명), 20대 53.19%(25명)로 전체 비례대표 당선 인원의 절반을 넘습니다. 17대 선거에서 당선된 지역구 의원 중 여성의 비율은 4.12%(10명)지만 비례대표로 당선된 여성 의원을 포함하면 전체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율이 13.04%(39명)로 증가합니다. 18대에서는 5.71%(14명)에서 13.71%(41명), 19대에서는 7.72(19명)에서 15.67%(47명), 20대에서는 10.28%(26명)에서 17%(51명)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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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제도는 정당별 득표수에 비례하여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제도입니다. 비례대표제는 지역 기반을 넘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선출하여 전문성과 다양성을 대표한다는 취지로 도입되었습니다. 1963년 11월 26일 실시된 제6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박정희 정부) 선거 사상 최초로 선거구를 지역구와 전국구로 나눠 전국구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을 당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정당 명부 투표를 실시하여 정당의 지지율을 반영한 비례대표 선거 제도는 2004년 17대 선거부터 도입되었습니다. 정당 명부 투표는 지역구 의원과 별도로 정당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21대 선거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비례대표 의석 47석 가운데 30석에 대해 연동률 50%를 적용한 제도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 의석수를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제도로 정당 득표율은 높은데, 지역구 국회의원 수는 적은 정당에 유리합니다.

비례대표여성비율비례대표+지역구의원여성비율17대18대19대20대51.79%, 56명 중 29명13.04%, 299명 중 39명50.00%, 54명 중 27명13.71%, 299명 중 41명51.85%, 54명 중 28명15.67%, 300명 중 47명53.19%, 47명 중 25명17.00%, 300명 중 51명

이렇게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된 여성 대표들은 다음 선거에서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서 다선의원의 길을 걷게 되기도 합니다. 현 국토부 장관인 전 3선 국회의원 김현미, 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인 전 4선 국회의원 박영선, 역시 4선 국회의원인 미래통합당 나경원 등 여성 의원이 밟은 길입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연동형 비례제도가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돕는 교두보가 되길 희망합니다.

마치며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등록한 예비후보자 2,457명 중 여성은 722명으로 23.39%입니다. (20.03.05 기준) 이 중 몇 명의 예비 후보자가 21대 국회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될까요? 통계청(2019)에 따르면 2020년 대한민국 인구의 성비는 100.40입니다. 성비는 여자 1백 명당 남자의 수를 나타냅니다. 총인구를 100%로 환산하여 여성의 비율을 나타내면 49.89%인데요. 23.39%는 이에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이 차이는 성별로 인해 생기는 기회의 차등을 보여줍니다.

성비에 맞춰 여성 국회의원이 선출된다고 성평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더 많은 여성들이 국회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은, 모든 이들이 평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UN 여성기구에서 발표한 2020년 세계 여성의 날 표어는 “I am Generation Equality: Realizing Women’s Rights”입니다. 세대 간, 성별 간 격차 없이 평등한 미래를 위하여 21대 국회에서는 지금보다 많은 여성 국회의원들이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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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슬로워크 데이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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